당권 내려놓은 김기현 "총선 승리 너무나 절박"

입력 2023-12-13 18:33   수정 2023-12-21 16:17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당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지난 3월 8일 전당대회에서 이른바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등에 업고 당 대표에 당선된 지 280여 일 만이자 전날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지 하루 만이다. 이른바 ‘김장연대’의 핵심 두 명이 모두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 내 정치 지형이 요동칠 전망이다.
○“소임 완수하지 못해 송구”
이틀째 잠행하던 김 대표는 이날 SNS에 “지난 9개월 동안 켜켜이 쌓여온 신(新)적폐를 청산하고 대한민국의 정상화와 국민의힘 나아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라는 막중한 사명감을 안고 진심을 다해 일했지만, 그 사명을 완수하지 못하고 소임을 내려놓게 돼 송구한 마음뿐”이라며 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많은 분이 만류했지만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는 너무나 절박한 역사와 시대의 명령이기에 ‘행유부득 반구저기(行有不得反求諸己: 어떤 일의 결과를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의 심정으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이 지금 처한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당 대표인 제 몫이며, 그에 따른 어떤 비판도 오롯이 제 몫”이라며 “더 이상 제 거취 문제로 당이 분열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우리 당 구성원 모두가 통합과 포용의 마음으로 자중자애하며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힘을 더 모았으면 좋겠다”며 “후안무치한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의회 권력을 잡는 비극이 재연되지 않도록 저의 견마지로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인 울산 출마나 험지 출마, 불출마 등에 대해선 따로 거론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사퇴 선언에 앞서 이날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나 거취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 체제로 전환될까
국민의힘은 당분간 윤재옥 원내대표의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김 대표가 “윤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빠르게 안정시켜달라”고 당부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 혼자 물러난다면 당헌·당규상 ‘비상상황’에 해당하지 않아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을 수 있다.

당 대표가 사퇴하면 다른 지도부도 함께 물러나는 것이 통례였다는 점이 문제다. 김병민 조수진 김가람 장예찬 등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사퇴하면 비상상황이 돼 지도체제는 비대위로 전환된다.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혁신 요구에 적극 부응한다는 점에서도 가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총선까지 4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는 점은 변수다. 새로 비대위를 구성할 때까지 보름 안팎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총선을 앞두고 적지 않은 시간의 당 지도부 공백을 감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윤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맡으면서 당의 무게중심을 공천관리위원회와 선거대책위원회로 옮겨가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공천과 관련한 업무는 공관위가 전적으로 결정하고 윤 원내대표는 이를 추인하기만 하면 된다. 선대위가 꾸려진 이후에는 당이 선대위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선당후사 정신” 응원 목소리도
김 대표의 결단 이후 당에선 응원이 이어졌다. 하태경 의원은 “김 대표의 선당후사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며 “이제는 새로운 리더십을 조속히 구성해 국민에게 희망과 신뢰를 주는 당으로 혁신하자”고 SNS를 통해 밝혔다.

여권 일각에선 총선이 아직 4개월이나 남았는데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이은 김 대표의 대표직 용퇴 결단 시점이 지나치게 빨랐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이달 말 야당의 ‘쌍특검법’(대장동 50억클럽·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처리가 예고돼 있어 여론 흐름이 바뀔 수 있고, 여야 모두에서 신당 창당 움직임이 있는 만큼 정치 지형이 대폭 변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유권자들은 어차피 일찌감치 혁신한 것은 기억 못하고 당장의 이슈에만 주목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설지연/노경목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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